목련을 보면

 

꽃잎으로 빚어 푸른 잎으로

변신하는 그때 쯤이야

떠나는 너의 겨울을 나는 보리라.

 

찬바람 속에서도 떨지 않던 네가

지는 세월 아쉬워

따뜻한 바람 앞에 흔들리며

 

아름다움을

더 나은 내일을 기다림만은 아니리

지난날을 뒤돌아보는 그리움도

이토록 소중한 것이려니

새것을 거부하는 몸짓 속에서

너의 진실을 본다.

 

봄이 왔는데

아직도 벗은 몸으로 서서

하얀 눈 가슴에 담았다가

꽃으로 피워내는 목련을 보며

내 가슴에서 살아나는 너의 얼굴을 본다.

 

겨울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나면

우리의 사랑도 흔적없이 떠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