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기억

 

 

바람이 스치운다

갈가리 찢겨진 외로움의 끝에서

찬란했던 젊은 날의 기억을 조롱하듯

깔깔거리며 바람은 그렇게 사라져 갔다

 

서러웁다~!

덩그렇게 놓인

가난한 내 영혼이 서러웁다

 

애처롭다~!

사랑에 목말라 애태우던

속살처럼 여린 내 떨림도 애처롭다

 

누가 내게 사랑을 이야기하며

누가 내게 이별을 이야기하리오

 

지난밤 거센 바람에 낙엽은 모두 떨어졌다

하지만 가지 끝 빨간 낙엽 하나가

떨어질 아픔에 애처롭게 울고 있구나

 

젊은 날의 고왔던 기억이 되살아나면

눈 부신 햇살에 누런 이가 시리도록

웃어 주어야겠다

 

떨어질 아픔을 아는 낙엽처럼

깔깔거리며 내 사랑을 비웃던 바람처럼

너의 기억도 모두 사라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