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풍경

 

세상일들이 풍선껌만 같은 오후입니다

성미 급한 누군가가 또 밥숟갈을 집어던지는지

 

와장창, 한 사람이 돌아눕는 소리 들리고

누구의 생인들 시한부가 아니겠냐는 듯

미친 여자가 지나며 가볍게 미소짓습니다

 

지난 여름 백담계곡 청청한 물에

머릴 헹구며 열망의 비듬들 흘려보낸 후론

이명주에 귀가 밝아지듯 머리가 맑아지데요

 

텅 빈 갈빗대 사이로 바람이 들어

헤헤거리며 지나왔지요, 여기까지

 

누군가 소리 소문 없이 세상과 등돌리고

좁은 골목길을 영구차가 빠져 나갈 때

 

에라 모르겠다는 저 대성통곡과

쯧쯧, 죽어라 고생만 하더니, 하면서

 

딱딱하게 굳어 버린 상처를 아시냐고

팔 하나 잘린 사람이 껌을 권합니다

 

일금 오백원에 이해해 버린 생면 부지의 상처,

이왕이면 풍선껌이었으면 좋았을 것을

 

슬몃 제 옹이 박힌 손등 바라봄과

난 모르겄소, 멀뚱멀뚱 눈물 고이는 하품 사이에

 

먹다 남은 생선처럼 비릿하게

저들과 저의 생이 있고요

드러난 생선뼈 같은 고육의 날들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