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보지 못한 길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지으며 이야기하겠지요.

 

˝두 갈래 길이 숲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 라고.

 

서리 내린 낙엽 위에는 아무 발자국도 없고

두 길은 그날 아침 똑같이 놓여 있었습니다.

아, 먼저 길은 다른 날 걸어 보리라! 생각했지요

 

인생 길이 한번 가면 어떤지 알고 있으니

다시 보기 어려우리라 여기면서도.

 

그러다가 또 하나의 길을 택했습니다.

먼저 길과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나은 듯도 했지요.

 

풀이 더 무성하고 사람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사람이 밟은 흔적은

먼저 길과 비슷하기는 했지만,

 

단풍 든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더군요.

몸이 하나니 두 길을 다 가볼 수는 없어

 

나는 서운한 마음으로 한참 서서

잣나무 숲속으로 접어든 한쪽 길을

끝간 데까지 바라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