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소리

 

누가 재가 되었다고 했는가

부러져 말라버린 나뭇가지가 되었다고 했는가

 

모래틈에서 터진 민들레 꽃잎 속에서

명주실같이 감기는 물소리가 되어

아 누구에게나

숨 넘어갈 듯이 달려오는 것

 

꽃들이 흐드러지게 웃어 댄다고 모르겠느냐

바람들이 수선을 떨며 쏘다닌다고

누가 잊어버리겠느냐

 

생각해서야 깨달아지는 것이 아니다

고함쳐야 들리는 것은 더욱 아니다

 

모두 모두 떠나고 만 봄날

길고 긴 낮잠 속에서도

 

자꾸만 흔들리며 밀리며 일어나는

저 수많은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