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간직하기 위해

 

오늘

내 심장의 귀퉁이를 도려내었다.

팔딱팔딱

너로 인해 뛰고있는 이 생명의 끈질김,

문득 멈출 것이 두려워

미리

목숨의 한 조각을 베어 놓았다.

 

그렇게 해서

너를 버릴 것도

너을 잊을 것도 아니라면

핏물 뚝뚝 떨어지는 이 아픔

무슨 소용이 있으랴.

 

살점이 떨어져 나간 남은 목숨 안에

너를 온전히 간직하기 위해

우선은 한 조각

욕심 어린 희망을

여기 베어 놓는다.

 

붉은 피 낭자한 그 곳에

어찌하여

향기가 가득한가.

 

상처자리에도

너를 향한 그리움은

꽃으로 피고.

 

너를 잊기 위해

베어낸 심장 한 귀퉁이에

너는

오히려

내 영혼을 멀게하는

핏빛 장미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