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기다리는 사람

 

당신이 떠나던 날

온 산의 향기가 마음 찔러 나는

두 번 다시 당신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당신이 내 생각하는 것은 자유지만

당신을 생각하는

한 나는 자유롭지 못합니다.

 

마음속에 나는 당신이란

감옥 하나

만들어 두고 있나 봅니다.

 

어떠한 이유로도

빠져나가지 못하는 감옥,

설령 그것이 어리석음이거나

집착이라 하더라도

 

당신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나는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눈에 밟혀

길을 가지 못합니다.

 

설령 그것이

당신 아니라 하더라도 내겐

당신입니다.

 

제 몸에서 낸 녹으로 스스로

망가지는 쇠붙이처럼

미친 듯 나는

나를 태우고 싶었던 것입니다.

 

밤이 옵니다.

당신은 밤을

비오듯 내린다고 했습니다.

 

비오듯 내리는 밤에 앉아

당신은 꽃 피는 것을 또

꽃이 앉는다고 말했습니다.

 

꽃이 앉듯 어느 날 문득 당신은

내 마음에 앉았습니다.

 

비가 오듯 어느 날 문득 당신은

내 마음을 적셨습니다.

 

산으로 나 있는 쪽문을 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