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7,426
슬픈 밤
안개 매인
이 끝에서 생각하면
바람으로
바람으로
천 두럭 만고랑 헤매어
들려오는 낯익은 목소리
손톱발톱 깎아 담아
삼베저고리 여미옵고 가신 길은
오갈 수 없는 허공 구만리
별 초롱초롱 은하수 건너는 밤하늘
북두칠성 굽이진 물로 흐르는
목석한척 구름결 지나는 세월
한번 오면 가는 길이라지만
서럼만 난달로 남아
무지개 같은 그리움
환하게 비쳐오는 달빛
때 이른
귀또리 울음소리 귓전 울려
텃밭에 옥수수솔 올올이 말라가고
엄니가 부르던 오동동 타령
단풍으로 곱게 물들여
초롱 밝힌 샛별로
저승에 살며시 귀 기울여 봅니
뼛골에 흐르는
눈물 남기고 떠나신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