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비

 

기어이 울고 말 것을

왜 한나절이나 참았니

 

견딘다는 건 그렇게

울음을 참는 게 아니란다

 

나 비록 잎새 하나 같아서

네 눈물 닦아 줄 수는 없지만

그 눈물에 나도

온몸을 적실수는 있단다

 

그래, 견딘다는 건 그렇게

숨죽이며 우는게 아니지

하고픈 말을 무작정

참는게 아니란다

 

어쩌지 못해 모아둔 마음

이제 그만 보내렴

차곡차곡 쌓아둔 말 흩어버리렴

 

펑펑 눈물을 쏟아내듯이

그렇게 말이다

 

우는구나

펑펑 울고 마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