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왜

 

슬픔은 왜

저만치 떨어져서 바라보면

슬프지 않은 것일까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민들레 풀씨처럼

얼마만큼의 거리를 갖고

그렇게 세상 위를 떠다닐수 는 없을까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고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