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없는 화가

 

긴 고랑 그림자 늘이고

사색의 늪으로 빠져간다

 

알지못할 흥얼거림

이리 보고 저리보고

 

오가는 길손 힐끗 힐끗

내면의 무도에 빠져든 화가

 

연한 푸름에 녹아나는

임의 잔영이려나

 

곱게 접은 화선지

한 폭의 미인도

 

가을 햇살 살포시

내려앉는 가로수 그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