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참 빠르기도 하지

나의 머리에 벌써 흰눈 내리네

 

이제 얼마쯤 남았을까

나의 목숨 나의 사랑.

 

쓸쓸히 낙엽 진 나무

가만히 안으며

 

그 가엾은 몸에

살며시 기대어 보았더니

 

참 신기하기도 하지

겨울 찬바람에도 춥지 않네

 

온몸 가득 추위뿐이면서도

나를 덥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