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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내 한류에도 다시 봄이 오나요

박해진·김재중, 웨이보 채널 개설…베이징서 행사도
베이징영화제에 한국영화 초청…영화·드라마 중국 진출 추진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연예계에서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완화에 대한 기대가 싹트기 시작했다.

한류스타와 영화가 잇따라 중국 수도 베이징에 상륙하면서 지난 2년여 한류를 막은 중국 당국의 유무형 제재가 서서히 풀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중국 '웨이보 V+'에 소개된 김재중과 박해진

◇ 박해진·김재중, 웨이보에 영상채널 개설

중국 최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인 웨이보(微博)가 지난 19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영상채널 '웨이보 V+'에는 두 명의 한류스타 채널이 포함됐다. 배우 박해진과 가수 김재중이다.

'웨이보 V+'는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운영하는 영상채널 V라이브와 같은 개념이다. 월간 4억 명이 이용하는 웨이보는 사업을 확장하면서 지난해 11월 V+ 새롭게 개설했고 19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한류스타 박해진과 김재중에게 채널 개설을 제안했다. 채널 이름은 각각 '박해진 V+', '김재중 V+'다.

2016년 하반기부터 중국 내 한류 콘텐츠를 전면 차단한 중국이 2년 만에 한류스타에게 활동 채널을 열어준 것이다. 박해진과 김재중은 이 채널을 통해 자신들의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중국 팬들을 위해 서비스하고 생방송 토크쇼도 진행한다.

박해진 소속사 마운틴무브먼트는 29일 "'박해진 V+' 정식 서비스 첫날인 19일 동시 접속자수가 180만~200만명에 달했다"며 "중국에서 '웨이보 V+' 자체가 이제 시작한 것이라 시간이 지나면 더 많은 이용자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해진은 또한 지난 24일 베이징 팡산(房山)구를 찾아 현지 팬들과 나무심기 행사를 진행했다. 한한령으로 한류 스타의 베이징 방문이 중단된 지 2년여 만에 처음으로 그가 베이징을 찾은 것이다. 이날 나무심기 행사도 웨이보를 통해 생중계됐으며, 박해진은 녹화활동에 참여한 공로로 베이징녹화위원회로부터 토지녹화명예증서를, 팡산구로부터는 명예구민증을 받았다.

홍상수 감독의 '클레어의 카메라' 베이징서 상영[주중 한국문화원 제공]

◇ 베이징영화제·항저우애니페스티벌에 한국 작품 초청

지난 22일 폐막한 제8회 베이징(北京) 국제영화제에 '군함도', '그 후', '아이 캔 스피크', '채비' 등 한국영화 7편이 초청됐다. 지난해에는 한국영화가 이 영화제에 초청받지 못했는데 올해는 한국영화가 현지에서 상영됐고, 영화제 마켓에서는 한국영화 수출입 상담 부스도 운영됐다.

또 영화 '채비' 주연배우 고두심이 16일 베이징 UME국제극장에서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으며, 국내 시각특수효과(VFX)업체 매크로그래프가 영화 '오퍼레이션 레드씨'로 최우수 시각효과상을 수상했다.

매크로그래프는 "국내 업체로는 최초로 중국 영화제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번 베이징영화제에 초청된 한국영화 예매율은 90%에 달했다. 중국 관객의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지난 25~27일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항저우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도 '한국관'이 개관했다. 역시 2년 만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업체 20여 곳이 참여했다.

항저우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는 2014년부터 한국관이 매년 운영됐으나, 지난해는 현지 행사 당국이 소방안전관리법 위반 등의 이유를 들어 한국관 설치 및 한국업체에 대한 시설 대여를 불허했다.

'베이징영화제 참석' 고두심, 중국 관객과의 대화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16일 중국 베이징(北京) UME국제극장에서 열린 영화 채비 상영회 '관객과의 대화'에서 주연배우 고두심이 관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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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다해, 중국 화장품 브랜드 광고 재계약

한류 스타들은 중국 광고도 중단해야 했다. 방송 광고는 전면 중단됐고, 인터넷이나 전광판 등 거리 광고가 간간이 이뤄지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한류 스타를 모델로 내세우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런 가운데 배우 이다해가 2014년부터 전속모델로 활동한 중국 화장품 브랜드 한아화장품과 지난 12일 재계약을 했다.

이다해 소속사는 "이다해는 악조건 속에서도 중국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쿠에서 방영된 중국 드라마 '최고의 커플'이 15억뷰를 돌파하면서 한류스타의 파워를 보여주었다"며 "이번 재계약 성사 역시 이다해를 향한 무조건적 대륙 내 신뢰와 인기를 다시 한번 실감케 했다"고 밝혔다.

이다해가 광고 재계약 이벤트로 중국 온라인 플랫폼에서 진행한 생방송에는 100만명 이상이 동시 접속했다고 소속사가 전했다.

아직은 이다해 케이스가 이례적이다. 그러나 이를 시작으로 서서히 한류 스타 광고가 다시 중국에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바람이 나온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아직 대어급 한류스타를 광고 모델로 내세우는 건 중국 업체들이 부담스러워한다. 시선이 쏠리기 때문이고 그렇게 되면 자칫 당국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보다 부담이 적은 스타를 모델로 한 광고를 통해 중국 기업들이 분위기를 살피는 듯 하다"고 전했다.

◇ 해적판 시청·한류 뉴스는 계속돼…영화 개봉 추진

한국을 향한 냉랭한 분위기에도 중국 시청자들은 한류 드라마를 실시간으로 시청했다. 해적판을 통해서다. 중국에서는 한류 드라마 해적판과 불법 시청 사이트가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지난해 '도깨비'가 중국에서 해적판을 통해 대박을 친 것을 비롯해, 많은 드라마가 실시간으로 중국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그러다 보니 웨이보 등 중국 SNS에서는 한류 드라마 소식이 높은 관심을 끌었고, 한류스타가 수시로 검색어 순위 상위를 차지했다.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쿠(優酷)와 소후(搜狐) 등이 서울에서 열린 박해진 주연 드라마 '맨투맨'의 종방연 현장을 생중계하고, 현지 매체들이 송중기-송혜교 결혼식장에 드론을 띄워 도둑 생중계하는 일까지 있었다.

또 중국 음원 사이트 QQ뮤직 등에서는 K팝 차트가 계속 운영됐고, 빅뱅 지드래곤의 솔로 앨범 '권지용'이 지난해 6월 중국에서 발매 하루 만에 판매량 76만장을 넘어서는 등 K팝 가수들의 음반과 음원은 여전한 인기를 누렸다. 다만 콘서트 등 중국 현지에서 공연을 하지 못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0월31일 한국과 중국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둘러싼 갈등 해결에 노력하며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하고, 올들어 조금씩 해빙 무드가 조성되면서 연예계의 기대가 싹트고 있다.

한국영화들이 잇따라 중국 개봉을 타진하고 있으며, '너도 인간이니?' 등 드라마도 한국과 중국 동시 방송을 추진하는 등 중국 시장 재진입을 위한 노력이 이어진다.

박해진 소속사 마운틴무브먼트 황지선 대표는 "한한령이 풀리기는 할 것 같지만 사실 풀리기 전까지는 장담할 수 없다"면서 "다시 시장이 열리면 현지를 사로잡을 수 있을 만큼 좋은 콘텐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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