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에

 

내 존재의 무한한

나락 속에서 건져 올린

가장 결 고운 언어로

 

시리도록 푸른 하늘을

어루만지고 싶다

무엇인가 나를 부르는 소리

 

까마득한 어둠 속에서

또 다른 내가 앓고 있다.

 

잠시

허무와 절망의 심연을 지나

 

사색의 강가에 서면

눈부신 햇살로

쏟아지는 언어의 향연

 

후미진 언덕위에 서서

떨어지는

사유의 별을 주우며

 

귀기울여 듣고 싶다

숨가쁜 자연의 소리를.

 

가만히 눈을 감으면

해일처럼 밀려오는

높은 산이여

 

굽이쳐 흐르는

사색의 강물 속에

몸을 담그고

 

온몸을 헹구어내면

어느덧 신비로운

풀잎, 풀잎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