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밤

 

안개 매인

이 끝에서 생각하면

 

바람으로

바람으로

 

천 두럭 만고랑 헤매어

들려오는 낯익은 목소리

 

손톱발톱 깎아 담아

삼베저고리 여미옵고 가신 길은

 

오갈 수 없는 허공 구만리

별 초롱초롱 은하수 건너는 밤하늘

 

북두칠성 굽이진 물로 흐르는

목석한척 구름결 지나는 세월

 

한번 오면 가는 길이라지만

서럼만 난달로 남아

 

무지개 같은 그리움

환하게 비쳐오는 달빛

 

때 이른

귀또리 울음소리 귓전 울려

 

텃밭에 옥수수솔 올올이 말라가고

엄니가 부르던 오동동 타령

 

단풍으로 곱게 물들여

초롱 밝힌 샛별로

저승에 살며시 귀 기울여 봅니

 

뼛골에 흐르는

눈물 남기고 떠나신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