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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동영상 및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은 블로그에 있습니다 : http://royental.com/221982618454

 

제법 오랜만에 팁게에 자작 스마트 키친 아이템을 올리게 되는군요. 

지금까지 우유, 라면, 맥주, 쌀의 양을 측정해서 위치 기반으로 마트에 갔을때 부족한 식재료 알림을 받거나 인터넷 핫딜 정보를 텔레그램으로 전달 받는 형태로 미래의 주방이 이랬으면 좋겠다는 예시들을 보여드렸더랬습니다.

 

이번에는 아빠들이 IoT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 꼭 건드리게 되는 레인지 후드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레인지 후드 자동화를 하게 되면, 보통은 등짝을 맞으며 끝나는 시나리오가 되는데 그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나는 딱히 후드를 켜고 싶지 않은데 매번 켜져서 신경이 쓰이는 경우 (인덕션사용시 전력량, 가스 밸브 열림, 온도 감지 기준)

조금 더 냄새를 빼고 싶어서 후드를 돌리고 싶은데 자꾸 꺼지는 경우 (100% 자동화로 세팅했을 경우)

나는 예전처럼 후드를 작동시키고 싶은데 남편이 자꾸 기다려보라고 귀찮게 함

 

보통 이런 실패 사례들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완제품 레인지 후드 중에서 샤오미에서 나온 아이봇이라는 제품이 나름 완성형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사용이 쉽지 않겠지요.

 

그래서 아빠지만 주부의 삶을 살고 있는 입장에서 납득이 갈 만한 레인지 후드 자동화를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예전에는 간단하게 구조물과 도어센서만 사용한 것에 비해 이번 버전은 조금 품이 들어갑니다.

 

이미 Home Assistant 와 ESP home이 NAS에서 열심히 돌아가고 있다면 아마 쉽게 따라하실 수 있을 겁니다.

 

재료는 도어센서, Wemos D1, CCS811 TVOC 센서, 스마트 플러그 정도입니다.

 

저희집 후드는 이렇게 물리 버튼으로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저 스위치가 눌리게 되면 꺼지고, 튀어 나오면 켜지는 방식이지요.

저런 스위치는 2개의 전선을 어떻게 붙여주느냐 하는 것이므로..

 

전원 코드를 빼고 과감하게 선을 결선시켜 줍니다.

이제 이 후드는 전원이 들어오면 무조건 작동하는 후드가 되었습니다.

 

후드를 자동으로 켜고 끄기 위해서 스마트 플러그와 후드를 연결해 주었습니다.

이제 스마트 플러그가 켜지면 후드가 작동하게 되겠지요.

 

IoT를 집에 적용할 때, 특히 주방일을 하지 않는 아빠가 IoT를 적용하면 혼나게 되는 가장 큰 이유가 기존의 제어 방식을 무시하고 새로운 방식을 사용하라고 강제하는 것 때문입니다. 환풍기를 여태껏 당겨서 작동시켜왔는데 갑자기 어디서 괴상한 버튼을 들고 와서는 이걸 눌러서 작동시키라고 하니 불편할 수 밖에 없지요.

 

버튼이나 디머를 연결해서 작동시키게 할 수도 있었지만, 기존의 제어방식 그대로 사용하기 위해 도어센서를 후드의 빈 공간에 잘 매립해 두었습니다. 후드를 당겨서 도어센서가 열림으로 감지되었을 때 스마트 플러그가 켜지면서 환풍기가 작동하게 됩니다.

 

저는 조금 더 디테일한 자동화를 구현하기 위해 가상스위치를 만들어서 실제 스위치와 함께 켜고 꺼지도록 설정을 했습니다. 나는 게속 후드를 틀어놓고 싶은데 뒤에 장착하게 될 센서 수치가 낮다고 자꾸 꺼지면 그것도 짜증나는 일이 되거든요.

 

CCS811 센서 모듈과 Wemos D1을 결합시켜서 TVOC(휘발성 유기 화합물 = 냄새)를 감지하는 센서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약간의 공부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ESP Home 으로 설정하면 의외로 쉽게 세팅이 가능합니다.

너무 자세하게 설명하면 재미없어지니 이런게 있다 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겠습니다.

 

저는 IoT가 구현되어 있다고 해서 뭔가 주렁주렁 달려있거나 티가 나는 것을 싫어하는 편입니다. 겉으로 보면 똑같은 장치인데 자동화로 작동이 되면 놀라움을 선사하는, 집을 찾아온 손님들에게 자랑질을 하고싶기 때문입니다.

 

SmartThings에 TVOC를 측정하는 수치인 ppb로 불러오지는 못해서 조도센서로 위장해서 수치가 200이 넘어가면 후드가 켜지고, 80이하로 내려가면 꺼지도록 설정했습니다. '후드 트리거' 라는 가상 스위치가 꺼져있을 때, 즉 수동으로 조작하고 있는 상태가 아닐 때에만 작동하도록 해두었기 때문에 나의 수동조작을 감히 자동화가 방해하지 못합니다.

 

처음 세팅할 때는 200 정도면 괜찮을 것 같았는데 실제 사용을 해보니 가스레인지 근처에서  빨래감을 가지고 왔다갔다 해도 냄새로 인지하고 작동을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400정도로 값을 조정했습니다. 

 

와이프가 주방에서 일을 잘 안하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후드가 자동화 되어있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의도한 대로 세팅이 잘 된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