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바이오 檢 압수수색에 당혹, 착잡'

어제 있었던 삼성 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한 삼성의 반응을 전하는 기사 제목입니다.

당혹했다. 그래요?

진짜 당혹스러운 건 고발당한 수사대상이 압수수색을 겪는 게 아니죠.

진짜 당혹스러운 건, 

올해 내내 금융 당국의 회계 전문가들이 몇 단계에 걸친 엄격한 심사 끝에 분식회계란 결론을 내리고

검찰에 고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채 한달도 안돼 시장에서 다시 거래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면죄부를 줘버린 

한국거래소의 결정이죠.

더 당혹스러운 건, 금융 시장의 심판이어야 하는 금융위 부위원장이 '시장 불확실성이 오래가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을

한국거래소에 전달함으로써 사실상 거래 재개를 재촉하고, 

삼성 바이오가 재무제표를 수정해도 '자본 잠식이 되지 않는다'며 삼성을 대변하고 있다는 사실이죠.

심판이 왜 삼성 유니폼을 입고 뜁니까?

더불어 당혹스러운 건, 애초 정상적으로 상장된 후 분식회계를 했다가 1년 3개월 간 거래정지를 당했던 대우조선해양의 경우보다

더욱 죄질이 나쁜, 상장 자체를 분식회계를 통해 했던 삼성 바이오에 대해 겨우 한달도 안돼 거래를 허용한 희대의 사건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기는 커녕, '주가가 뛰었다'고 홍보만 해주고 있는 언론들이죠.

진짜 당혹할 게 이렇게 많은데 피의자인 삼성 측의 당혹이 당혹 축에나 듭니까?

당혹할 거에 당혹합시다 우리.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