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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8281004001
2차출처 : 뉴닉
요약
1. 30대남성이 14살 피해자 앱으로 만나서 “내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는데, 내가 아는 선배와 성관계를 하면 날 도와줄 수 있어!”라고 함
2. 피해자가 알겠다고 하자 30대남성이 본인이 그 아는 선배로 가장해서 피해자 성폭행
3. 1,2심은 성관계 자체를 속인 건 아니니 기존 판례에 근거해 무죄
4. 대법원에서 2심으로 돌려보냄
성관계로 이끄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해 아동·청소년이 성관계에 동의하게 만들었다면 ‘위계에 의한 간음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성관계 자체를 속이는 경우만 위계에 의한 간음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를 바꾼 것이다. ‘위계’의 의미를 보다 넓게 해석해 아동·청소년 성폭력 처벌의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7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위계에 의한 간음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공소사실에 의하면 2014년 A씨는 스마트폰 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14세 피해자에게 36세인 자신의 나이를 숨기고 ‘고등학교 2학년 김○○’이라며 접근해 교제했다. 그러던 중 A씨는 피해자에게 ‘스토킹하는 여자를 떼어내려면 (네가) 나의 선배와 성관계를 해야 한다’고 했다. 피해자는 A씨와 헤어지는 게 두려워 성관계를 하겠다고 승낙했고, A씨는 마치 자신이 ‘김○○의 선배’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피해자와 성관계를 했다.
쟁점은 이 과정에서 ‘위계’가 있었는지였다. 대법원은 2001년 위계란 행위자가 간음의 목적으로 상대방에게 오인·착각·부지를 일으키고 상대방의 그러한 심적 상태를 이용해 간음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말한다면서, 오인·착각·부지란 ‘간음행위 자체’에 대한 것으로 제한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 이후 치료나 종교의식을 빙자하는 등 거짓말을 해 피해자가 강간을 당한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거나 착오하게 해 성관계한 경우에만 위계에 의한 간음죄로 처벌돼왔다. 원심은 이 판례를 근거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이번에 기존 판례를 변경했다. 대법원은 아동·청소년은 특별히 보호돼야 한다면서 “행위자가 간음의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오인·착각·부지를 일으키고 피해자의 그러한 심적 상태를 이용해 간음의 목적을 달성했다면 위계와 간음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고, 따라서 위계에 의한 간음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성관계 자체뿐만 아니라 성관계를 이끄는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오인·착각·부지를 일으켜 성관계까지 이어졌다면 위계에 의한 간음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취지다.
특히 대법원은 아동·청소년이 설령 외관상 성관계에 동의했다고 하더라도 타인의 기망이나 왜곡된 신뢰관계에 의한 것이라면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피해자가 A씨가 설정한 허구 상황 속에서 자극적인 도발과 집요한 부탁에 시달렸고, A씨의 말에 속아 성관계를 결심했으므로 이를 피해자의 자발적이고 진지한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라고 볼 수 없다고 대법원은 판단했다.
이어 대법원은 “위계에 의한 간음죄 피해자들의 성적 자기결정 능력은 나이, 성장과정, 환경, 지능 내지 정신 기능 장애의 정도 등에 따라 개인별로 차이가 있다”며 “간음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는 위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구체적인 범행 상황에 놓인 피해자의 입장과 관점이 충분히 고려돼야 하고, 일반적·평균적 판단 능력을 갖춘 성인 또는 충분한 보호와 교육을 받은 또래의 시각에서 인과관계를 쉽사리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에는 대법관 전원의 의견이 일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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