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곰팡이 누더기 아파트 주민 “시공사 ‘셀프 진단’ 못 믿겠다”

2019-10-23 19:26:04



입주 10개월 만에 집 안 곳곳에 곰팡이가 핀 부산 해운대구 한 신축 아파트(〈부산일보〉 23일 자 11면 보도) 입주민들이 부실시공 사태에 대해 객관성을 가진 전문가의 정밀 진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시공사인 두산건설의 ‘셀프 진단’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주민들은 해운대구가 정밀 진단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줄 것을 촉구해 귀추가 주목된다.

“땜빵식 보수” 시공사 대응 불신

주민, 구청에 전문가 진단 요청

제도상 지자체 개입 근거 없어

해운대구 “검토 중이나 어려워”

건설사 “창틀 전문가 등 투입”

A아파트는 올 1월 말 입주한 신축 아파트임에도 벽면이나 창틀에 물이 새고 곰팡이가 피어올라 곳곳이 누더기로 변해 있다. 자녀의 아토피 증세 악화, 호흡기 질환 감염 등을 우려해 가족들이 친척집 등으로 대피한 세대가 있을 정도로 누수가 심한 상태다.

한 입주민은 “보수 접수 한 달만에 현장에 오고, 실리콘으로 땜빵식 보수를 하는 등 더이상 시공사의 대응을 믿을 수 없다”면서 “또다시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구청 내 전문 자문단 그룹의 정밀 진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입주민들은 시공사가 신뢰를 잃은 만큼 구청이나 제3의 전문기관이 이번 사태에 개입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현행 제도상 구청이 나서 하자 진단을 할 법적 근거는 없다. 필요하다면 입주민 스스로 별도 예산을 마련해 전문기관에 용역을 맡겨 진단을 벌여야 한다. 국토교통부의 하자심사 제도가 있지만, 최대 120일(공용 부분 120일, 전용 부분 90일)이 걸리고 기본적인 진단 자료 없이 제도를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대해 두산건설 관계자는 “누수가 어떤 지점에서 어떤 이유로 발생했는지 창틀, 석고보드 전문가 등과 현장 진단에 나설 예정”이라면서 “입주자들에게 충분한 설명으로 이번 사태를 잘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