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을 일으킬 수 있는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은 ‘이석증’이라고 부르는 양성돌발체위현훈(24.2%)이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귀에 생긴 돌(이석증)’이 어지럼증의 주요원인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미지의 영역’이던 어지럼증의 원인을 국내 연구진이 알아냈다.

어지럼증은 살면서 누구나 경험할 만큼 흔한 증상이다. 스트레스, 피로감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내버려두면 만성화되거나 악화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하지만 어지럼증은 원인이 다양해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지수 교수팀(제1저자 김효정 연구중점교수)이 인구학적 특성에 따른 어지럼증의 원인 질환을 분석​해 임상신경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신경학저널’에 발표했다.

연구는 2003~2019년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에서 어지럼증으로 진료받은 2만1166명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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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결과, 어지럼증을 일으킬 수 있는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은 ‘이석증’이라고 부르는 양성돌발체위현훈(24.2%)이었다. 그 뒤로 심리적 어지럼(20.8%), 뇌졸중 등의 뇌혈관질환에 의한 어지럼(12.9%), 편두통성어지럼(10.2%), 메니에르병(7.2%), 전정신경염(5.4%)의 순으로 확인됐다.

김지수 교수는 “이석증, 심리적 어지럼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해 주요 원인임을 도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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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원인 질환을 나이별로 비교했을 때는 차이가 있었다. 어지럼증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나이대는 50대 이상이었으며, 19세 미만에서는 편두통성어지럼(35%)이, 65세 이상 노년층에서는 양성돌발체위현훈(28.2%)이 가장 흔한 원인이었다. 19~64세 성인에서는 심리적 어지럼(26.3%)이 주요 원인이었다.

성별에 따라서는 남성에 비해 여성에서 2배 가량 더 많이 발생했다. 양성돌발체위현훈, 심리적어지럼, 메니에르병으로 인한 어지럼증 모두 여성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났고, 편두통성어지럼의 경우에는 무려 81%의 환자가 여성이었다.

김지수 교수팀은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약 30년 후 어지럼증 환자수를 추정했다. 2019년 기준 약 200만 명의 어지럼증 환자가 2050년에는 40% 이상 증가해 약 289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인구 10만 명 당 약 6000명꼴이다.

김지수 교수는 “고령화가 가파른 추세로 진행되면서 노인 어지럼증 환자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며 “어지럼증 원인 질환을 규명하고 향후 증가폭까지 예측한 이번 연구가, 다가오는 초고령화 사회에서 사회적 제도 및 의료정책 수립에 기초자료로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유대형 헬스조선 기자 ydh@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