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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N 최누리 기자] = 지난 9월 4일 3명의 사상자를 낸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삼성 협력업체, 관계자 등 19명을 입건했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13일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 등 삼성전자 관계자 3명을 입건한다고 밝혔다. 또 박찬훈 삼성전자 부사장 등 삼성전자 관계자 9명과 협력업체 관계자 7명 등 총 16명에 대해서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9월 4일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6-3라인 지하 1층 이산화탄소 집합관실 옆 복도에서 소화용 이산화탄소가 누출돼 협력업체 직원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친 사고와 관련해 안전 등의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한국소방산업기술원으로부터 회신 받은 정밀 감정 결과 내용을 밝히기도 했다.
국과수는 두 차례에 걸친 감정에서 이산화탄소 소화설비가 제어반의 혼촉 또는 케이블의 절단에 의해 작동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 선택밸브의 절단면에서 다수의 기공이 발견되는 등 제작불량 등에 의해 집합관에서 이탈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회신하고 한국소방산업기술원 측에 제작 당시 결함 여부를 추가로 감정 의뢰했다.
2차 감정에서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이 형식승인 시 전체 기준을 모두 시험ㆍ검사하는 것은 불가하므로 제작 당시 기준에 부합되게 제작되었는지 여부를 논단할 수는 없다는 의견을 회신했다.
그러나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은 경찰에 제작 불량과는 무관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기술원 측은 “선택밸브의 기공은 제조 시 필연적으로 발생하고 가장 중요한 인장강도는 KS규격 이상으로 적합하기 때문에 제발 불량과는 무관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또 선택밸브의 이탈 원인으로 22년 이상된 동 재질제품의 선택부식 또는 응력부식 균열, 기계적 진동, 나사마모, 나사골의 갈라짐 등 변형과 순간적인 응력 집중으로 인한 이탈이 원인으로 판단된다는 감정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선택부식은 합금 중 성분이 선택적으로 녹는 현상이고 응력 부식은 외부힘에 저항해 본래 보양을 지키려는 힘을 말한다.
간추리면 소방산업기술원은 선택밸브가 이탈된 것이 제품 불량이 아니라 노후된 것이 원인이라는 입장을 보인 셈이다.
한편 경찰은 삼성전자의 늑장 신고 논란과 관련해서도 고의성 여부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10월 관련 사고의 경우 즉시 신고의무가 발생하는 ‘화학사고’라고 결론을 내리고 삼성을 경찰에 고발했다. 당시 삼성은 사고 발생 후 1시간 49분이 지나서야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삼성이 ‘화학사고’임을 인지하고도 신고를 고의로 늦게 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김 대표와 박 부사장을 포함한 사고 관련자들의 범죄사실을 특정하고 기소의견 송치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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