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새 감독 결정이 임박했다. 다만 모기업과 구단의 온도차가 약간 다른 분위기다. "모기업에서 공식입장도 없었고 구단에서 정해 구단주대행에게 결재를 받는 형식이라 입장이 틀린 적은 없었다"는 것이 구단의 설명이다. 다만 다소 애매한 상황이다.  


이화원 대표이사와 조계현 단장이 4~5명 정도로 추린 감독 후보 리스트는 지난달 말 모기업인 KIA 자동차 측에 보고됐다. 모기업에선 새 감독 선임에 관한 부분을 구단에 일임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구단은 어떤 부분 때문에 망설이고 있는 것일까.

두 가지 이슈가 있다. 구단에선 국내 지도자는 물론 외국인 지도자까지 총망라해 감독 후보에 포함시켰다. 이 중 모기업에선 국내 지도자 쪽에 관심을 두고 있는 모양새다. 타이거즈 레전드 중 한 명이다.  

하지만 구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다르다. 올시즌을 소화한 주전과 백업 멤버가 향후 2~3년간 가시밭길을 걸으며 성장해줘야 한다. 이들의 성장을 도모해 전력이 탄탄한 팀을 만들기 위해선 선진 시스템에 익숙하고 능력 있는 감독이 필요하다. 특히 '명장 밑에 약졸 없다'는 옛말처럼 그런 능력 있는 감독 휘하에는 좋은 코치도 준비돼 있다. 그래서 구단은 데이터 중시 1, 2군 포지션 전문성 강화 젊은 선수들에게 프로의식 고취를 새 감독에 대한 기준으로 삼았다. 이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선 외국인 감독이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룹에서도 구단의 의견을 중시하는 분위기다. 기존에도 구단에서 감독을 정해 결재를 받는 형식이었다.  

올 시즌 경질된 미키 캘러웨이 뉴욕 메츠 감독. 연합뉴스,


특히 한국 문화를 이미 경험한 외국인 지도자들이 물망에 올라있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KBO리그 출신 외국인 지도자는 현대 유니콘스 출신 미키 캘러웨이 전 뉴욕 메츠 감독과 현대, KIA 타이거즈 출신 래리 서튼(49)이 있다. 서튼은 성민규 단장 체제로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의 감독 후보로도 올라있는 인물이다. 다만 서튼은 프로 팀 감독을 한 적이 없다. 2014~2018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타격 코디네이터를 지냈고, 올해부터 월밍턴 블루 락스 타격코치로 활동 중이다.  

외국인 감독의 경우 국내 지도자보다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구단에서 바로 접촉할 수 있는 통로는 에이전트다. 이렇다 보니 접촉과 보고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구단은 외국인 감독의 결정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복수의 야구 관계자들은 "그룹보다는 팀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 구단 프런트에서 전권을 가지고 감독을 선임하는 것이 낫다. 역대 그룹에서 하향식 선임을 한 지도자 중 제대로 성적을 내거나 철학을 세운 지도자는 없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한 야구 관계자는 "그룹에선 조계현 단장에게 감독을 제안했지만 조 단장이 강력 고사했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