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인명 피해가 커지는 이탈리아에서 중증 환자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산소통마저 품귀 현상을 빚으며 의료 대응에 애를 먹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2차 유행이 시작된 뒤 전국적으로 산소통 수요가 급증했다.

인공호흡용 산소통은 의료진·병상 부족 등으로 의료시스템이 붕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반강제적으로 재택 치료로 내몰린 중증 환자가 의지할 마지막 버팀목이다.

하지만 걷잡을 수 없는 바이러스 확산세로 지역별로 산소통 수요가 최대 400%까지 늘어 캄파니아·아브루초·바실리카타·리구리아·발레다오스타 등 일부 지역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처지다.

이들 지역에서는 환자의 가족들이 절박한 심정으로 산소통을 구하러 약국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의료 환경이 열악한 남부 지역의 경우 긴급 치료를 필요로 하는 중증 환자가 병원 응급실 밖에서 차량에 탄 채 대기하면서 산소통이라도 달라고 아우성치는 장면도 목격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지역 보건당국과 의사단체가 시민들에게 집에 버려진 빈 산소통을 반납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으나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빈 산소통을 개당 300유로(약 40만원)에 판매한다는 광고가 버젓이 돌아다니는 등 불법 유통도 성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은 "산소통 하나가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산소통 반납은 시민의식의 표출"이라고 당부했다.

18일 기준으로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3만4천282명, 사망자 수는 753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사망자 규모는 1차 유행의 정점이었던 지난 4월 초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산술적으로 2분마다 1명씩 숨지는 셈이다.

입원환자 수는 3만7천174명으로 지난 4월 4일 기록한 최고치(3만3천4명)를 초과했고, 중환자 수 역시 3천670명으로 기존 최고 기록(4월 3일, 4천68명)에 빠르게 근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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