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여객기 추락 후폭풍…'25조원' 폭탄 터지나

10월 인니 추락사고, 라이온에어 비행기 주문 전량 취소 절차…유족들은 보잉에 줄소송




탑승자 189명 전원이 사망한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추락 사고로 미국 보잉사가 25조원 규모의 후폭풍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라이온에어가 '불신임'을 이유로 남은 주문 물량을 전부 취소하는 절차에 돌입했고, 유족들은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갈등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최대 항공사 라이온에어는 보잉사로부터 최대 220억달러(약 24조9100억원)에 달하는 주문을 취소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라이온에어측은 주문 취소 정식 서류를 준비 중에 있으며, 러스디 키라나 창업주는 보잉사에 항의의 내용을 담은 서한도 따로 보냈다. 

라이온에어가 이같은 움직임에 나선 것은 보잉측의 책임회피성 발언에 키라나 창업주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지난주 보잉은 성명을 내고 이번 사고의 원인을 라이온에어의 관리부실과 조종사들의 대응 실패로 돌렸다. 

키라나는 "(보잉사는) 어떠한 윤리의식이나 도덕성도 찾아볼 수 없다"면서 "그들이 비윤리적으로 나서면서 우리도 다른 길을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라이온에어는 인도네시아 최대 항공사이자 보잉의 '큰 손' 고객 중 하나다. 보잉의 최신기종 737맥스 주문 전세계 1,2위는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과 플라이두바이이고 3위가 라이온에어다. 현재 보잉사가 라이온에어에 인도해야할 여객기가 188대, 220억달러에 달한다. 

라이온에어가 실제 남은 물량을 전부 취소하면, '빅3' 고객 중 하나를 잃게되는 보잉에게 큰 타격이 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항공업계에서는 이같은 대규모 취소에는 보통 막대한 벌금이 발생하지만, 대량 취소가 보잉에게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어 보잉측이 협상에 돌입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게다가 최악의 경우, 키라나가 항공기를 다른 업체들에 리스하거나 판매하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737맥스는 지난해 운항을 시작한 보잉의 최신기로, 지금까지 4783대의 주문이 들어왔다. 현재 전세계 40개 항공사가 250여대를 운항 중이다. 한국은 제주항공이 50대를 주문했고, 이스타항공은 연내 같은 기종을 인도받을 예정이다. 

게다가 라이온에어의 주문 취소는 항공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보잉 737맥스 30대를 주문해 내년 11월부터 인도받을 예정인 버진 오스트레일리아는 이번 사고 원인에 대한 최종 결과를 보고 주문 취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국가교통안전위원회는 내년 하반기 사고 원인 관련 최종 보고서를 내놓을 계획이다. 

보잉에게 또다른 악재는 이번 사고 유족들이 보잉에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여태껏 25가족이 참여해, 소송 규모는 1억달러(약 1130억원)에 달한다. 유족들이 더 합류하면 소송금액은 최대 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