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부에서 밭일을 하던 젊은 여성이 집단으로 성폭행당해 2주 만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지만,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수백 명의 시민들이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29일(현지 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28일 뉴델리의 한 병원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치료를 받던 19세 소녀가 결국 숨졌다. 이 소녀가 숨진 뒤 병원 인근에서는 3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피해자를 애도하는 추도 시위를 벌였다.

이 소녀는 지난 14일 인도 북부의 우타르 프라데시주에서 밭일을 하다 4명의 남성들에게 집단으로 성폭행을 당했다. 소녀는 성폭행을 당한 후 척추가 부러지고 혀가 잘린 채로 발견됐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결국 숨졌다.

이 소녀의 유가족은 가해 남성들이 사건 발생 열흘 후에야 체포된 것과 관련해 '우리가 낮은 카스트(인도의 계급 제도)이기 때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 소녀는 카스트의 최하위 계급인 달리트(불가촉천민)인 것으로 드러났다.

유가족에 따르면 4명의 가해 남성 중 1명은 평소에도 달리트들을 희롱하거나 괴롭히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던 인물이다. 유가족은 경찰이 이 남성의 카스트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상 방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인도의 달리트들은 2억 명에 달하지만, 이들과 관련된 차별은 아직까지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매일 최소 4명 이상의 달리트 여성이 성폭행을 당하며, 9월 한 달에만 3명의 달리트 여성들이 상위 카스트 남성에게 강간당한 뒤 살해당했다.

그 중 가장 어린 희생자는 불과 3살이었다.

달리트 출신의 전 우타르 프라데시 수석장관 마야와티는 "정부는 피해자 유족을 돕기 위해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하며, 가해자들을 빠르게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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