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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비 용병술 패착

먼저 수비. 지난 경기 가브리엘 마갈량이스가 퇴장당한 경기 글의 댓글에서 이야기한건데, 칼버트-르윈이나 히샬리송 같이 공중볼 다툼에서 힘과 스피드를 모두 잘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은 에버튼을 상대로 마갈량이스가 빠지는 것은 꽤 큰 타격이 될 수 있을거라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렇게 오늘 경기 결승골은 여지없이 세트피스 헤더골로 허용했네요. 따지고 보면 첫 골도 헤더골이긴 한데, 경합에서 진 것이 아니고 불운도 따랐으니까 너무 가혹하게만은 보지 않아준다고 쳐도 두번째 실점은 저처럼 방에서 키보드로 리뷰쓰는 사람도 예측가능한 그림이었습니다.

물론 경기 내에서는 에버튼의 공중볼을 활용한 빌드업을 어찌저찌 제어하면서 경기를 이끌어오긴 했지만 오늘 스타팅은 누가봐도 공중볼 경합에서 힘을 쓰기 힘든 선수들 위주였습니다. 세트피스 실점 장면에서도 예리 미나 마킹맨이 니콜라 페페던데, 페페의 프레임이나 헤더 능력을 뻔히 알면서 이런 구도를 만드는건 자살행위가 아닌가 싶을 정도. 물론 저는 세트피스 전문가가 아니고 다른 디테일한 방법으로 그것을 방어하는 다른 대책이 있었던 것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일견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여기는 원정 경기고 팀의 상황이나 에버튼의 전력을 고려해서 좀 더 수비적인 라인업을 꾸렸어도 충분히 이해를 받았을 텐데 말이죠.



2. 공격 용병술 패착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건 은케티아. 그래도 열심히는 뛰고 능력이 부족한게 본인 탓은 아니니까... 라면서 어느정도 적당히 실드를 쳐주던 선수였지만 오늘은 누가봐도 퀄리티 부족을 여실히 드러낸 경기였습니다. 은케티아는 21살 밖에 안되었고, 높은 이적료로 영입한 선수도 아니며, 그렇다고 평소에 실링이 높다고 평가받지도 않는 선수. 이러면 은케티아에게 죄가 있는게 아니라 은케티아를 기용한 사람이 문제죠. 볼 터치, 키핑, 판단력, 슛팅 마무리 어느 하나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원톱이 살려볼만한 기회는 직간접적으로 꽤 있었어요.

이것은 비단 공격에서의 이야기 뿐이 아닙니다. 압박과 활동량 원툴이라고 불릴 정도의 선수인데, 오늘은 그것에서도 큰 실수를 저지르며 실점에 커다란 기여를 했습니다. 이번 경기는 에버튼과 아스날 모두 전방 톱자원을 사용해 3선 피보테에게 공이 전달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는 경기였습니다. 은케티아의 마킹맨은 톰 데이비스. 실제로 이것은 나름 괜찮은 효과를 보이며 전반전 에버튼의 빌드업을 수월하지 못하도록 했는데, 전반전에 톰 데이비스가 처음으로 자유로워진 순간이 있었습니다. 바로 첫 실점 장면... 화면이 잘려서 안보였기에 은케티아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톰 데이비스가 마킹맨이 없이 자유로웠고 공은 우측면으로 전달, 그리고 실점으로 이어지는 크로스가 전개되었습니다.

뭐 이것도 너무 가혹한거 아니냐라고 할 수는 있는데... 은케티아가 평소에 잘하는거 그거 하나니까요. 다른걸 잘 하지도 못했고. 어디 아파서 누워있었나 싶긴한데 한국에서 TV로 체크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었네요.



3. 교체 용병술 패착

이번 경기 교체 멤버 투입은 64분 조 윌록(↔세바요스), 71분 마르티넬리(↔페페), 76분 라카제트(↔은케티아). 아무리봐도 지는 경기에서 보여주는 용병술이라고는 보기 힘든 모습입니다. 순서가 완전히 뒤집혔어요. 경기보면서 라카제트가 아르테타 뺨이라도 한대 때려서 못나오는건가 싶었습니다. 물론 라카제트도 썩 좋은 폼은 아니라지만 은케티아가 경기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와중이었고, 라카제트가 15분간 만들어낸 기회나 존재감이 75분 뛴 은케티아와 비슷해 보일 정도였거든요.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되던 원톱이 가장 마지막에 교체된 것은 아주 의아했습니다.

조 윌록은... 할말하않 하겠습니다. 얘도 따지면 은케티아랑 비슷하게 봐야죠. 이쯤되면 계속해서 집어넣는 사람이 문제입니다. 물론 그 포지션 남은 선수들 중 하나는 아프고 하나는 상대 선수를 걷어차서 못나올 상황이긴 합니다만..

여기까지 계속해서 용병술 쪽으로 이야기를 했는데, 세세한 전술적인 포인트에서 아르테타가 성과가 없던 것은 아니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번 에버튼 전은 대전략에서의 완벽한 실패입니다. 누가봐도 아스날이 지는 구도였어요.

참고로 아르테타가 아스날을 맡은 이후, 전반전에 리드를 내준 상태로 시작한 프리미어리그 10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둔 적은 단 한번도 없다고 합니다. 기록은 3무 7패.



4. 스쿼드 파악을 제대로 하고 있는게 맞나



이게 오늘 경기 선발 라인업입니다. 오바메양은 가벼운 부상으로 결장을 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아스날 선수들의 최근 안좋은 폼을 논외로 하더라도, 이게 에버튼을 상대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라인업이냐 라는 질문에 대답을 하기가 힘듭니다. 에버튼은 알랑, 하메스가 빠진 상태인데도 말이죠. 지난 시즌까지는 그나마 면죄부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이번 시즌 아르테타는 이 이슈에 대해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제는 매니저로서의 지분이 있어요. 그렇다고 열세인 팀을 잡아내는 것도 아닌 상황이죠.

그나마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선수단임에도, 선수 개개인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운용을 하고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혹시나 했던 페페는 역시나이고, 윌리안은 어디까지나 땜빵이지 얘가 옛날 안좋을 때 첼시 캐리하던 모습을 아스날에서 보여주지 못한다고 질타하는 것은 뭔가 단단히 잘못된 것이며, 사카는 잘한다 잘한다 해도 그린우드나 마운트만큼의 영향력에는 많이 모자라는 유망주입니다. 페페의 포지셔닝, 사카의 빌드업 비중, 3선 미드필더들의 활용 등은 계속해서 의구심이 드는 것 같아요.

지난 소튼전에서는 그래도 아예 내려앉아 열심히 뛰면서 의지라도 보이는 경기를 하길래 뭔가 달라지나 싶었는데, 이번 경기는 다시 도루묵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나사 하나 빠진 느낌은 여전했고 허둥지둥대면서 답답한 경기력을 보이는건 패치가 다시 롤백된 기분.

적당히 내려가야 반등이라도 하지, 너무 심각하게 내려가고 있어요. 선택지가 마땅치 않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러면 상황을 빨리 반전시켜야 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어쩔 수 없으니까 계속해서 내려갈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벵거도 말년에 많이 부침을 겪었지만 부진이 장기화 되기전에 빠르게 상승세를 탔었습니다. 무리뉴는 내리막을 탈 때마다 수습하지 못하고 잘렸고, 하다못해 클롭도 도르트문트에서 크게 말아먹고 난 뒤에는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감독 자리에서 사임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아르테타는 '에버튼이 너무 내려앉아서 아쉬웠다.' 이런 이야기나 하고 있는데, 인터뷰가 점점 아집으로 흘러가는 모습이 등골을 참 쎄하게 하네요.



루머에 따르면 그래도 스쿼드에서 상당수의 선수들은 아르테타를 지지하고 있다고 하는데, 차라리 불화 덩어리라서 이런 상태다 하면 이해는 갑니다만 그렇지도 않은데 투지 넘치던 팀이 반시즌만에 이런 맥빠진 경기력으로 일관하게 된 것이 참 무슨 상황인가 싶습니다. 심지어 감독은 똑같아요. 잘 나갈 때 성과나 비전이 없던 채로 기세가 끝난 것도 아니고. 이대로라면 아르테타가 이번 시즌 끝나기 전에 잘리는 선택지를 더이상 배제할 수 만은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