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사찰에서

하얀 눈물이 창공에 번지면

하루하루 삶의 자리를 그려 가는

수덕사의 풍경소리는 멀리퍼지고

 

가만히 말을 속삭이는 산새들

바스락거리는 뒤 안에서

봉숭아 꽃잎 위로

 

나는 높이를 잴 수 없는

그리움을 털어 낸다.

 

바람이 불면 나뭇잎은

아픔을 털어 내고 꽃잎은

모양 없는 슬픔을 털어 내고

 

한 걸음 한 걸음 뛰면서

푸른 빛 풍경 속으로

걸어가는 길은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