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머물다 간 자리에

 

골짜기 오솔길로

물 줄기 길을 걷는다

 

새들도

젖은 깃털 흔들며

햇살 물고 나는데

 

더워 자는 바람

깰 생각을 않는다

 

계곡은

빗물 서로 만나

무리를 이루어

 

숲 속이 떠나가라

큰 소리로

떼를 지어 내려 오는데

 

나무들

풀 숲에

발 담그고 오른다

 

비가 머물다 간 자리에

햇살이 내려와

 

물 먹은 숲은

촉촉하게 빛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