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한 점 속으로 사라지다

 

사라지는 한 점 속에

함께 흩어지는 눈빛들,

 

길목에 서성거리다가

돌아서는 저녁 하늘,

 

내 집 뜨락에서 옮겨져

제자리 돌아간 떡갈나무,

 

타오르는 감색 옷자락에

부끄러운 얼굴을 파묻고

 

낙동강하구 을숙도

갈대밭에 홀로 울고 있다

 

영원의 크로키 그리던

커다란 종잇장 하나 ,

 

영문모를 울음 터뜨리는

저녁 노을로 펄럭이고

 

여러해째 고향 마을로

돌아가지 못하는 나그네,

 

낯선 재 맴도는 솔개처럼

슬픈 그리메에 휩쌓인다

 

타오르는 한 점 속에

함께 춤추는 시간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