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사람들

 

만고 만건곤

강물인 어머니

오 하느님을

낳으신 어머니

 

천지에 가득

달빛 흔들릴 때

황토 벌판 향해

불러본다 어머니

이 세계의 불행을

덮치시는 어머니

 

아카시아 꽃잎 같은 어머니

이승의 마지막

깃발인 어머니

종말처럼 개벽처럼

손잡는 어머니

 

내가 내 자신을

다스릴 수 없을 때

북쪽 창문 열고

불러본다 어머니

동트는 아침마다

불러본다 어머니

 

새벽에 불러본다 어머니

더운 피 서늘하게

거르시는 어머니

달빛보다 무심한 어머니

 

내가 내 자신에게

고개를 들 수 없을 때

나직히 불러본다 어머니

짓무른 외로움 돌아누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