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향기

 

그리운 이와 함께

흥건한 차 한 잔

나누어도 좋을 가을의

목소리와 그리움을

 

퇴색한 책갈피 사이로

빛 바렌 은행잎

하나 떨어지면

 

아득히 저물어 가는

가을 햇살 너머에는

아직 미련이 남아 있는

들녘의 따사로움

 

물 한병으로도

원두커피를 끓일 수 있는

설레임으로 바람에 걸린

노을의 잔소릴 듣는다

 

손톱마디 붉게

물든 봉선화처럼

노을 빛 물오른 시

한 구절 울궈보는 오후